재난 영화 속 선택은 과연 우리와 무관할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나서 제 머릿속엔 친구들과의 그 여행 사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난 영화는 극한 상황의 이야기라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상 우리도 이미 작은 재난 속에서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었습니다.황궁 아파트라는 폐쇄 공동체의 탄생지진으로 도시가 폐허가 되고 유일하게 멀쩡한 황궁 아파트만 남았을 때, 그곳엔 두 부류의 사람이 생겼습니다. 원래부터 살던 주민들과 살 곳을 잃고 들어온 외부인들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난 상황에선 서로 돕는 게 당연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영화 속 주민들은 식량이 떨어지자 외부인부터 몰아내기 시작했습니다.여기서 '폐쇄 공동체(Closed Community)'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한 배우가 두 역할을 소화한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이병헌이 연기한 광해군과 광대 하선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고, 그 순간 저는 영화가 아닌 실제 역사 속 두 인물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시대 왕의 대역이라는 설정을 통해 진짜 리더십이 무엇인지, 백성을 위한 정치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묻는 작품입니다.완벽한 대역에서 시작된 이중생활광해군은 자신을 해치려는 신하들의 음모에 시달리며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여기서 대역(代役)이란 왕을 대신하여 위험한 상황을 대처하거나 공식 석상에 나서는 인물을 의미하는데, 조선시대에도 실제로 이런 제도가 존재했다는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