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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공식 포스터

여름 극장가에 뭔가 가볍게 볼 게 없을까 찾다가 파일럿을 선택했습니다. 포스터에 있는 여자가 조정석이라는 걸 알고 나서 '이거다' 싶었어요. 코미디 영화니까 그냥 웃고 나오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생각보다 할 말이 좀 생긴 영화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파일럿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그리고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함께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조정석 여장 : 황당하지만 절박한 선택

스타 파일럿 한정우(조정석)는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잘 나가던 기장이었는데, 순간의 실수로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합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어떤 항공사도 그를 받아주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이혼까지 당하게 돼요.

완전히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방법이 여동생 한정미의 신분으로 변신해서 재취업하는 거였습니다. 황당하긴 한데, 그 절박함이 묘하게 이해가 됐어요. 저도 어느 순간 '이 정도면 나도 뭔 짓이든 하겠다' 싶은 상황이 한 번쯤은 있었던 것 같아서요. 웃기면서도 어딘가 공감이 되는, 그게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이었습니다.

 

줄거리 정리 : 웃기고 정신없지만 흐름은 있다

여장에 성공한 한정우는 '한정미'라는 이름으로 항공사에 재취업합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 심지어 자신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아무도 못 알아본다는 게 이 영화의 핵심 코미디 포인트예요.

그 과정에서 동료 파일럿 윤슬기(이주명)와 가까워지고, 후배 서현석(신승호)과도 얽히게 됩니다. 여장 상태로 생활하다 보니 직장 내에서 여성으로 대우받는 경험도 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영화가 살짝 사회적인 이야기를 얹으려는 시도를 합니다. 노골적으로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고, 보는 사람이 느끼기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에요.

러닝타임은 111분으로 약간 긴 편인데, 전반적으로 속도감이 있어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솔직 후기 : 맞으면 재밌고, 안 맞으면 산만할 수도

개봉 당시 평가가 꽤 극명하게 갈렸던 영화입니다. 조정석의 연기는 거의 모든 평에서 좋은 얘기가 나왔는데, 스토리나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는 호불호가 갈렸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조정석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좋은 편이기도 하고, 무겁지 않게 사회적인 시선을 건드리는 방식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다만 중반부에 이야기가 조금 산만해지는 느낌은 있었고, 결말이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특별출연으로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극장 분위기가 확 올라갔던 기억도 나요. 소소하지만 반가운 포인트였습니다.

영화 파일럿, 생각 없이 보기엔 꽤 좋은 영화입니다. 조정석이 망가지는 걸 즐겁게 볼 수 있고, 웃음 사이사이에 슬쩍 끼워진 이야기들도 나쁘지 않아요.

완성도가 흠잡을 데 없는 영화냐고 하면 그건 아닌데, 보고 나서 기분이 가벼워지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한번 선택해 볼 만합니다. 혹시 조정석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잘 맞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