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예고편만 보고 이 영화를 가볍게 봤습니다. 70대 할머니가 갑자기 20대로 젊어진다는 설정이 그저 코미디 소재로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관을 나올 때는 눈가가 붉어져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타지 설정의 영화는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수상한 그녀'는 오히려 가족 이야기의 본질을 더 강렬하게 전달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자주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정리하던 중, 예전보다 많이 늙어버린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그 마음이 영화 내내 겹쳐졌습니다.젊어진 할머니, 오말순에서 오두리로영화는 70대 오말순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찍으러 간 사진관에서 기적처럼 20대 '오두리'로 변신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서 영정사진이란 장례식에 사용할 목적으로 미리 ..
감옥에 갇힌 죄수의 이야기가 왜 직장인에게 이렇게 와닿을까요? 저는 '쇼생크 탈출'을 보면서 제가 다니던 매장이 감옥처럼 느껴졌던 순간들을 떠올렸습니다. 화장실 가는 것도 허락받아야 했고, 고객 응대 하나하나가 규칙으로 정해져 있었던 그 시절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감옥 영화는 공감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배경만 감옥일 뿐 누구나 겪는 답답한 현실을 정확히 담아냈습니다.자유를 갈망하는 앤디와 직장인의 공통점앤디 듀프레인은 아내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여기서 종신형(Life Sentence)이란 가석방 없이 평생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하는 형벌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앤디가 처음 수감되는 날부터 시작되는데, 강제 샤워와 소독을 당하는 장면에서 저는 ..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30년간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는 설정,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상상이 잘 안 갔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게 단순한 SF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들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 제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 이런 답답함을 겪어본 적 있으시다면 이 영화가 왜 명작인지 바로 이해하실 겁니다.조종당한 삶: 완벽하게 설계된 거짓 세계트루먼 버뱅크는 달에서도 보인다는 거대한 세트장 '씨헤븐'에서 30년을 살았습니다. 여기서 '세트장(set)'이란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든 인공 공간을 의미하는데, 트루먼의 세트장은 하늘, 바다, 건물까지 모두 포함한 초대형 스튜디오였습니다. 5,000대가 넘는 카메라..
솔직히 저는 2006년 당시 한국에서 만든 괴수 영화라는 말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나라 괴물 영화들은 특수효과가 어색하고 조잡해서 차라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는 게 나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만든다고 해서 재미는 있겠다 싶어 극장을 찾았고, 그날 이후로 한동안 한강에 가는 것이 꺼려질 정도로 강렬한 경험을 했습니다. 평화로운 한강 공원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고, 괴물의 디테일한 표현력은 지금 다시 봐도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입니다.한강 괴수 : 한강을 공포로 물들인 괴수 영화의 시작영화는 2000년 주한 미군 영안실에서 실제로 있었던 포르말린 무단 방류 사건을 모티브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포르말린이란 시신 방부..
"공주를 구하는 건 왕자의 키스가 아니라 언니의 눈물이었다"는 말, 믿으시나요? 2014년 겨울왕국이 개봉했을 때 저는 솔직히 "또 디즈니 공주 이야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카가 엘사 드레스를 입고 밥 먹을 때도, 어린이집 갈 때도 벗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가 얼마나 특별한지 깨달았습니다. 단순한 흥행작이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를 다시 쓴 작품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로맨스 공식을 깬 자매애 중심 서사겨울왕국은 디즈니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이 기록의 핵심은 '진정한 사랑(True Love)'의 재정의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진정한 사랑이란 전통적인 남녀 간 로맨스가 아닌, 가족 간 희생과 용서를 의..
코미디 영화가 정말 웃길 수 있을까요? 저는 솔직히 한국 코미디 영화에 큰 기대를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극한직업은 제 편견을 완전히 부숴버렸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 않는 장면이 없었고, 영화가 끝난 후엔 당장 치킨이 먹고 싶어서 수원까지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영화 속 '왕갈비 치킨'은 실제로 팔지도 않았습니다. 실적 없는 잠복반이 우연히 치킨집 사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게 어떻게 이렇게 재밌을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해 보니 알겠습니다.잠복수사에서 치킨집 사장으로강력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에서 잠복근무를 시작한 강력반. 팀장인 고 반장은 실적이 없어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고, 국제 강력범죄 조직 우두머리를 잡으면 대박을 칠 수 있다는 희망에 매달렸습니다.저는 이 설정이 흥..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무서운 장면이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치히로 부모님이 돼지로 변하는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동안 돼지고기를 먹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귀엽게만 보였던 가오나시가 점점 괴물로 변하는 모습도 당시엔 정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20년이 넘은 지금, 성인이 되어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철학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성장 메시지 : 치히로의 성장이 담고 있는 진짜 메시지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치히로가 어른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했다"라고 해석합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렇게 ..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로 300여 척의 왜군 함대를 상대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 진짜 이유를 알게 된 건 명량 해전(鳴梁海戰)을 제대로 공부하면서부터였습니다.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궤멸당하고, 선조는 수군을 해체하라는 명령까지 내렸지만, 이순신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장계를 올리며 바다를 지키기로 결심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 결단력이, 저에게도 회사에서 위기가 닥쳤을 때 끝까지 버티는 힘을 준 것 같습니다.12척 전투 : 칠천량 패전 후 조선 수군의 절체절명 상황칠천량 전투(漆川梁戰鬪)에서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은 왜군의 기습에 거의 ..
추억팔이가 나쁜 건가요? 저는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3, 40대 경제 활동 인구를 타깃으로 삼는 건 지극히 당연한 마케팅 전략이고, 그들에게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다시 선물하는 건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에게 만화책은 로맨스 만화가 전부였던 어린 시절, 유일하게 다음 권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며 본 작품이 바로 슬램덩크였습니다. 농구도 잘 몰랐던 제가 농구를 좋아하게 만들었고, 무식한 자신감밖에 없던 강백호를 보면서 소극적이던 제 성격에 대리 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불완전한 한 명 한 명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 불가능해 보이는 경기를 기적적으로 승리로 이끄는 절박함과 투지를 매 장면마다 느끼며 친구들과 흥분하고 슬퍼했던 추억의 만화입니다.송태섭 서사, 과했던 과..
좀비 영화라고 하면 무조건 무섭고 잔인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평소 좀비가 나오는 작품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좀비딸》 예고편을 보고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좀비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가족의 헌신과 사랑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매일 병간호를 해주시던 부모님의 모습과 겹치며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가족애를 담은 독특한 좀비 영화《좀비딸》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끝까지 지키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맹수 전문 사육사였던 주인공 정환은 호랑이를 훈련하듯 좀비가 된 딸 수아를 훈련시키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맹수 사육사'란 야생 동물의 습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조건 형성을 통해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직을 의미..

